2. 터키-사프란볼루 여행. 부제: 지옥의 레이스.

지금 다시 되돌려 생각해보면 이날은 정말 힘든 날이었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라고 해야되나... 글로 쓴 계획으로는 정말 완벽했는데 사람이다 보니까 현실은 달랐다.

 

어쨋든 그날로 돌아가보자.

 

우리는 버스에서 곤히 잠들어있었는데, 어느순간 다왔다고 내리라 하더라.

 

정신없이 짐챙겨서 내린우리... 시계를 보니 새벽 4시경이었다...

 

엄청난 피로감이 몰려왔고, 버스에서 숙식을 해결하겠다는 공짜심보는 바보짓이었다...

 

주변은 완전 깜깜. 사프란볼루의 아름다운 마을은 보이지도 않았다.

 

일단 뭐라도 물어봐야겠다 싶어 오토갈 안으로 들어갔는데,

 

촌동네라 오토갈 크기도 작았고, 불이 다 꺼져있었다;;

 

그나마 경비실 같은 곳에 불이 켜져 있어서 쭈뼛쭈뼛가서 물어봤다.

 

그분도 살짝 졸고 계신 것 같았는데, 물어봐서 굉장히 귀찮아 보였음.

 

어쨋든 손짓발짓 다동원해서 우리는 사프란 볼루로 가고싶은데 어디로 가면 되냐고 물어봤다.

 

그런데 우리가 내린 곳에서 사프란볼루 까지 가려면 차를 타야하고,

 

또한 지금은 시간이 너무 일러서 차가 없단다......

 

하... 생각지도 못한 경우를 당했다.

 

이 오토갈은 시내와 좀 떨어져있어서 주변에 아무 건물도 없었고,

 

또한 새벽이라 날씨가 제법 추웠는데, 오토갈 안에는 난방시설조차 없어서 덜덜 떨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구석에 매점으로 보이는 곳이 문이 열려있어서, 가서 애플티를 마시며 추위를 달랬다.

 

추위에 잠도 들수 없었고 석이와 붙어앉아서 덜덜 떨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동이 틀무렵 차 한대가 오토갈 안으로 들어왔고, 우리보고 사프란볼루 가면 타란다.

 

자세히 보니 뭐 마을 버스 이런 것이 아닌, 버스회사에서 운영하는 작은 벤이 었다.

 

이는 터키에서 세르비스(service)라고 하는 것으로, 가는 사람이 적은 곳이나 큰 버스가 왕래하기 어려운 곳들을

 

버스회사에서 운영하는 벤이 데려다 주는 것이다. 비슷한 것으로 돌무쉬가 있다.

(이게 근데 말은 참 좋아보이는데 우여곡절이 많다... 어쨋든 기회가 되면 다시 설명하겠다.)

 

일단 벤에 탄 우리. 어떻게든 데려다 주겠지 싶어서 앉아있었다.

 

그래서 벤을 타고 한 20분쯤 갔나?(정확한 시간은 잘 기억이안난다. 엄청 오래걸리진 않은듯)

 

마을이 보이기 시작했고, 자기네들 버스회사 대리점앞에 벤을 세워주었다.

 

와 드디어 왔다하고 좋아했는데, 웃긴건 마을 구경을 하려면 여기서 또 버스를 타고 안으로 들어가야하는데

 

버스가 아직 운행안한단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또 하염없이 기다렸다.

 

어느 정도 날이 밝고, 버스회사 아저씨가 이제 버스온다고 나가서 기다리란다.

 

버스를 타고, 드디어 사프란볼루에 도착했다!

 

너무 이른시간이라 그런지 마을에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고 한적했다.

 

굴뚝에서 김이 모락모락나오는 전형적인 시골마을 풍경.

 

유네스코 등재.

 

이 건물은 길을따라 올라가면 있는 언덕에 있었는데,

 

우리가 너무 새벽에가서 그런지 들어가 볼수는 없었다 ㅠㅠ

 

주변 경관.

 

막 해가 뜰때라 그런지 좀 썰렁하긴했는데 경관은 좋음.

 

내기억에 이때 시간이 한 9시도 안된걸로 기억난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박물관이고 자시고 문을 연 가게 조차 몇개 없었던 듯.

 

가시는 분들 꼭 낮에 가시길... 마을 자체가 작아서 우리처럼 새벽에 가면 정말 횡하니 마을만 둘러보고 와야됨다 ㅠㅠ

 

밥도 겨우 식당하나 찾아서 눈치보면서 먹은듯 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사프란볼루의 명물 로쿰.

 

꼭 먹어봐야한다길래 골목을 뒤지고 뒤져서 문 열린집을 찾아서 먹어보았다.

 

솔직히 그렇게 대단한 지는 잘 모르겠더라... 그냥 좀 이색적인 떡먹는 느낌이라...

 

석이도 그다지 별로라고 해서 한박스 살까하다 말고 가게를 나왔다.

 

그리고 마을옆의 작은 동산에 올라서 찍은 마을 사진들. 여기가 좀 더 잘 보이는 듯.

 

 

이 동산에 올랐다 내려온뒤 우리는 다시 버스를 타고 오토갈로 돌아왔다.

 

아 참 중간에 마트에서 귤이 싸길래 사서 먹어봤는데 맛있더라.

 

그리고 다음 목적지인 카파도키아를 향해서 출발... 하려는데

 

여기서 카파도키아로 바로 가는 버스가 없어서 앙카라를 들렸다 가야한단다.

 

에이 뭐 앙카라도 구경하지 뭐 터키의 수돈데, 하는 마음으로 출발!

 

아래 사진은 터키버스마다 붙어있는 작은 태블릿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건데

 

사실 별로 쓸모없다. 핸드폰 충전용... 인터넷 안되고 페이스북 저런거 안되더라.

 

영화는 볼수 있는데 터키어 자막요 ㅋㅋㅋㅋㅋㅋㅋ

 

중간에 내린 휴게소에서 찍은 사진. 잘 안보이는데 건너편은 소금호수이다.

 

사실 나는 오줌싸개라서 휴게소 들릴 때마다 내려서 화장실을 갔는데

 

휴게소 화장실 돈받는다 ㅠㅠ 근데 차가 또 언제 설지도 모르고 중간에 급해도 말도 잘 안통하기에

 

어쩔수 없이 차가 설때마다 조공했다 ㅠㅠㅠㅠ

 

버스가 달리고 달려서 앙카라에 도착했는데

 

도착하자마자 구경은 커녕 다음버스가 거의 바로 있어서 화장실만 갔다가 바로 탑승하였다.

 

생각보다 앙카라에서 카파도키아 가는 시간편이 별로 없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듯.

 

그리고 밤 늦게 도착한 카파도키아. 사실 지역명은 카파도키아가 아니라 괴레메이다. 주의!

 

사람 굉장히 많고 한국 사람들도 자주 보인다.

 

그리고 카파도키아의 명물이 동굴호텔. 안쪽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널려있다.

 

우리는 그 중 The dorm cave라는 travellers hotel의 도미토리 숙소에 묵었다.

 

여기는 도미토리인데도 동굴식으로 되있었는데, 도미 룸 하나하나가 굉장히 넓어서

 

침대마다 개인 거리가 유지되어있어 좋았던듯. 화장실과 세면실은 밖에 있는데 나쁘지 않다.

 

동굴식 숙소는 근데 호불호가 심하다. 내 개인적으로는 괜찮았던듯. 원래 나는 아무데서나 잘잔다 ㅋㅋㅋ

 

그리고 밤늦게 도착한 우리는 굶주려 있었는데, 우리 도미에서 체크아웃하는 누님들이

 

밖으로 조금만 나가면 한식당이란 곳 있는데 한국 음식 준다고 한번 먹어보라고 했다.

 

누님들 같이 식사하시죠~ 하고 싶었는데, 바쁘시데서 보내드리고 ㅠㅠ

 

둘이서 터벅터벅 걸어 나왔는데, 식당 간판에 정말로 한글로 "한식당"이라고 써져있더라 ㅋㅋㅋㅋㅋㅋㅋ

 

가니까 한국음식 몇 종류와 항아리 케밥 등을 팔았다.

 

카파도키아에 오면 꼭 항아리 케밥을 먹어야 된데서 그 것부터 시켰다.

 

그리고 메뉴판에 소주가 있길래 시키려고 했으나, 물건너 넘어온 소주라 비싸더라 ㅠㅠ 그래서 일단 패스.

 

총평은 맛있다! 완전 한국스럽진 않아도 느낌은 나는 듯.

 

케밥도 약간 한국스타일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매콤한 소스가 들어간 느낌이다.

 

가격 대는 좀 있는데, 우리는 하루 종일 굶었기에 나름 보상으로 먹었다ㅋㅋㅋ

 

그리고 숙소로 돌아와 내일 할 투어를 예약했다.

 

터키 관광에는 투어라는게 있는데, 이 것은 그 동네의 주요관광포인트를 묶어서 코스로 짜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내 서울로 친다면, 아침에 여행사에 모여서 벤을 타고 남산으로가서 가이드와 함께 구경하고

또 차를 타고 신사동으로 가서 가로수길 구경하고, 그 다음 점심쯤때쯤되면 투어에서 제공하는 식사를 한뒤,

마지막으로 63빌딩을 가이드와 함께 구경하고 다시 복귀하는 식이다.

(물론 투어종류가 엄청나게 많기 때문에 다른 형식의 투어들도 많다.)

 

국내여행사로 오시는 분들도 그 여행사에서 자기네들과 연계된 터키내 여행사들과 합동해서 이런 투어여행을 한다.

 

투어의 장점은 먼저 교통의 편리함이다. 예를들어 카파도키아의 경우 관광포인트들이 각각 다 거리가 어느정도 있다.

 

그래서 투어없이 구경하시는 분들은 거의 ATV를 빌리거나 오토바이를 빌린다.(근데 생각해보니 ATV투어라고 하는듯;;)

 

이때 투어를 신청하면 벤을 타고 다니기 때문에 이런 부담이 없어진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가이드가 붙기 때문에 영어를 좀 하시는 분들은, 그 유적의 역사 등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물론 길도 가르쳐주고, 어디가 제일 좋은 뷰포인트인지 알기 때문에 동선낭비도 없다.

 

다음으로 중간에 식사를 제공하는 투어가 많기 때문에 괜히 고민 안하고 먹을수 있다.(근데 이건 호불호일듯)

 

이외에도 여러가지 장점이 있는데 여기까지하고 단점을 보면,

 

먼저 시간 여유를 가지고 자유롭게 구경하실 분들은 당연히 별로겠지

(근데 나는 왠만하면 투어를 추천한다. 차가 있고 없고, 길을 알고모르고 시간낭비 심하다;)

 

또한 재수없으면 바가지를 쓸 수가 있고, 가이드가 무성의하고 싸가지 없다거나, 투어 코스 자체를 엄청 대충 짯다던가

 

하는 복불복이 있다. 이거는 각자의 운에 맡긴다. 나는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어쨋든 나는 열기구를 타는 벌룬투어와 카파도키아 여행의 정석 그린투어를 예약해두고 잠을 청했다.

(카파도키아에는 투어가 엄청 많기 때문에 가기전에 어떤 투어가 있는지 가격대는 얼마인지 알아두고 가는 것을 추천.

보통 내가 신청한 2개를 하는 것이 정석.그리고 벌룬투어는 아침시간대 밖에 없다!)